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내달초로 예정된 동남아 방문에서 북핵 교착상태와 중국의 군사력 증강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을 예정이라고 미 국방부 소식통이 27일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내달 6일 싱가포르에서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주최하 는 이틀간의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참석, 북핵 문제의 시급성에 대해 연설한 뒤 회의 참석국 장관들과의 연쇄 회동에서도 이 문제를 가장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익명의 한 국방부 소식통은 “그들(북한)은 약속을 어기고 실행에 옮길 능력을 과거에도 보여줬다”며 “우리는 사다리를 타고 오르고 있는 북한이 취할 단계의 타이밍과 시한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25일 9년 동안 북한에서 계속해 온 한국전쟁 당시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을 갑자기 중단한데 이어 26일에는 F-117 스텔스 전폭기 15대를 한국에 배치하겠다고 밝히는 등 긴장상태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 한 관계자는 스텔스 전폭기 배치는 장기 계획에 따른 것이지 현재의 긴장상태에 대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싱가포르에서 한국, 일본, 싱가포르, 호주,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의 장관과 차례로 면담을 가진 뒤 태국과 노르웨이에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장관 회담 참석차 브뤼셀을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윤광웅 한국 국방장관과의 회담은 내달 10일 예정된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4일 앞두고 열리는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와함께 중국의 미사일, 잠수함, 전함, 전투기, 전자정보시스템 개발 등 군사력 현대화가 대만과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서태평양 지역의 미군사력 문제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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