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독교 우파 진영이 예전과는 달리 북한 인권문제 등 국제현안에 적극 관여하고 있으며 한인 교회들이 이런 움직임을 선도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3일 보도했다.

저널은 북한 인권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북한자유를 위한 한국교회연합(KCC)’의 활동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이와 같은 운동은 낙태나 동성간 결혼 등 국내의 사회적 이슈에만 머무르지 않고 국제적 현안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미국 복음주의자들의 새로운 조류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널에 따르면 1970년대 초 유학생으로 미국에 입국했다 성직자가 된 피터 손(56) 목사가 이끄는 KCC는 지난해 9월 1천600여 한국계 미국인 목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결성된 이후 북한인권법 통과에 주된 역할을 하는 등 북한 인권 신장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KCC 창립 행사에는 역시 대외 정책에 활발히 관여하고 있는 미국 중부지역목사연맹의 창립자 데보러 파이크스 목사와 북한인권법을 발의한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KCC는 최근 들어서는 상원의원들에게 존 볼턴 유엔대사 지명자 인준을 촉구하는 서한도 보냈다. 이 서한에서 KCC는 “볼턴 지명자의 인준 실패는 북한 정권에 지난 20년 사이에 가장 큰 외교적 승리를 안겨다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KCC는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곧 워싱턴에 사무실을 여는 한편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대도시들에서 ‘횃불 기도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KCC 이외에도 미국에서는 중국을 상대로 탈북자 송환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아시아ㆍ태평양 인권협회’와 북한의 고아 지원과 북한 주민들을 위한 빵공장 건설 등을 위해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는 ’북한자유(LiNK)’ 등 북한 문제에 관여하고 있는 한인 민간 단체들이 많이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소개했다.

그러나 KCC는 북한인권법에 의해 자금을 지원받은 민간단체 ’프리덤 하우스’가 북한 인권에 관한 3차례의 국제회의를 개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했다면서 이는 정치에 너무 깊이 관여하는 것에 대한 보수적 기독교도들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는 한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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