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11일 6자 회담의 조기 개최를 통해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보는 방안 등을 러시아 당국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송 차관보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측 6자회담 수석 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을 만나 북핵 현안을 논의한 뒤 한국 특파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러시아측과 6자회담 자체를 개최하는 것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것을 염두에 두고 논의를 벌였다”고 강조했다.

송 차관보는 “6자회담 당사국들의 입장은 많은 부분에서 공통되지만 상호간 잘못된 이해를 바로잡고 각 당사국 입장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갖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첩경”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대북 강압적 태도를 문제삼아온 러시아는 향후 6자회담에서 실질적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 각국의 더욱 유연한 태도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은 북한의 2.10 성명 직후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정책은 아무 효과가 없으며 대북 설득에 신중하게 나설 것”을 주문하는 등 그동안 러시아는 6자회담에서의 미국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하지만 송 차관보는 “알렉세예프 차관이 미국의 대북 압박 문제 등을 거론하지는 않았다”면서 “이미 지난달 26일 한ㆍ미ㆍ일 북핵 고위급 회담에서 6자회담 당사국들의 요구 사항을 폭넓게 논의하자고 협의하는 등 상당히 유연한 입장을 표명해왔다”고 말했다.

송 차관보는 또 6자회담에서 러시아의 역할에 대해 “모든 당사국들은 6자회담에서 독특한 역할을 갖고 있으며 한국 정부가 6자회담과 관련해 러시아에 기대하는 성질은 미국, 중국, 일본 등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뚜렷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

송 차관보는 이밖에 지난 8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낸 ’제 2차 세계대전 승리 60돌 기념메달’을 전달받는 등 북-러간에 밀접한 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북핵 관련 러시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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