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2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왕자루이(王家瑞)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6자회담 조건이 성숙되면 회담에 응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조건 없는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여 5개국은 모두 이른 시일에 전제조건 없이 회담 테이블에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

현 여건이 회담하기에 좋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북한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왕자루이 부장의 방북 결과에 관해 중국측으로부터 더 얘기를 들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북한이 6자회담 불참과 복귀 발언을 반복하고 있어 진의를 알기 어렵다”며 “이 같은 성명들을 북한의 6자회담 복귀의사로 보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우리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만, 문제는 이 같은 발언이 어떻게 문제해결로 이어지느냐이며 중요한 것은 북한의 행동”이라고 말했다.

핵확산 방지문제에 정통한 또 다른 국무부 고위 관리는 “미국은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에 과민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시 대통령을 수행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6자회담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재개돼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전했다.
/워싱턴=강인선특파원 ins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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