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권옹호 단체 ‘프리덤 하우스’는 최근 발표한 ‘2000년 세계언론 자유도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언론 자유가 작년보다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다. 186개국을 대상으로 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작년에 1점으로 평가된 언론피해 부문의 점수가 올해는 0점으로 매겨져, 총점이 작년의 28점에서 27점으로 올랐다. 프리덤 하우스는 30점 이하의 점수를 받는 국가는 ‘언론이 자유로운(FRR)’ 나라로 분류하고 있으며, 점수가 낮을수록 언론이 자유로운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한국 항목에서 “97년 개혁주의자인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정치적 자유화에 따라 관리들에 의한 보다 교묘한 형태의 설득과 언론인 스스로의 자율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주요 민영 일간지들은 더 이상 정부당국의 일일 지시를 받지 않고 있지만 스스로 자율통제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신 정부관리들은 정부에 비판적이거나 노골적인 기사를 막기 위해 설득이라는 수단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평가에서 노르웨이가 작년에 이어 5점을 받아 186개국 중 언론자유가 가장 충실하게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5점 미만 국가군에는 미국과 독일(13점), 호주(10점), 캐나다(14점), 덴마크(9점), 스웨덴(11점) 등이, 한국이 포함된 16∼30점 국가군에는 일본(19점), 프랑스(24점), 타이완(21점), 영국(20점) 등이 올랐다

보고서는 북한에 대해서는 각 부문에서 가장 나쁜 점수를 매겨 총점 100점으로 최하위로 평가했다.

프리덤 하우스는 지난 79년부터 매년 ▲법과 제도가 보도 내용에 미치는 영향 ▲정치적 압력과 통제 ▲경제적 압력 ▲실질적인 언론피해 사례 등 4개 부문에 걸쳐 신문과 방송으로 나눠, 점수를 매겨 합산하는 방식으로 각국의 언론자유를 평가해왔다.

/김연극기자 yk-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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