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평안남도 연풍호를 굽어보는 철석봉 기슭에 있는 송암동굴(평남 개천시 서남동)이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60년대 중반 발견된 송암동굴은 조명, 무도회장 등 관광시설 공사가 완공돼 지난 4월 주민에게 개방됐다. 2천160m에 이르는 동굴 관광코스를 다 돌아보려면 2시간 가량이 걸린다.

`지하금강'으로 불리는 송암동굴은 석회동굴로, 오랜 기간에 걸친 용해작용으로 다양한 모습의 지하세계를 연출하고 있다. 동굴 내부는 형태와 특징에 따라 이름이 붙여졌는데 북한의 무소속 대변지 통일신보 최근호(7.3)는 16개 동, 70여 개 명소가 개발됐다고 소개했다.

12일 통일신보에 따르면 관문동, 폭포동, 기암동, 설경동, 은하동, 선녀동, 수림동, 보물동, 백화동, 궁전동, 소생동, 화산동, 풍년동, 꽃동산, 장수동, 룡궁동 등이 그것들로 이름에 걸맞은 각각의 광경을 자아낸다.

1t에 이르는 입구의 석문을 통해 들어서면 첫 명소인 관문동의 금강보초병으로 불리는 석순과 마주친다. 바닥에 두터운 갑주를 입고 버티고 서 있는 이미지의 이 석순을 지나면 폭포를 연상케 하는 폭포동의 장관이 펼쳐진다. 이곳을 지나면 10단에 이르는 폭포 형태의 기암동 명물이 다가선다.

입구에서 360여m 떨어진 설경동은 마치 한겨울에 함박눈을 맞은 서리꽃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무더운 여름철에 보면 더욱 큰 감흥을 일으킨다. 2000년 4월 이곳을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설경동의 경치에 빠져 들며 "정말 희한하다"고 감탄을 연발했다.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것과 같은 경관을 자아내는 은하동과 울창한 백두산 수림을 연상시키는 수림동을 거쳐 보물동에 이르게 되면 월드컵 축구 우승컵, 금강산 팔담, `게사니'(거위) 등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돌모양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뒤이어 나오는 백화동은 만발한 다양한 꽃을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강원도 안변지역에 나는 느타리버섯과 꼭 닮은 `돌고드름'(종유석)은 이곳의 명물이다.

꽃과 단풍으로 장식된 꽃궁전 같다 해 이름 붙여진 궁전동과 40m의 암반굴을 지나면 나타나는 방금 캔 약초들로 가득 찬 형상의 소생동, 용암이 분출하는 형상의 화산동을 거쳐 장수동에 들어서면 또 다른 형상들이 펼쳐진다. 바다에서 볼 수 있는 물개와 문어, 산호초, 그리고 암탉, 개, 폭포 등 형상의 풍경이 그것이다. 특히 연꽃으로 이뤄진 한반도 지도를 연상시키는 돌 모양은 신비로움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통일신보는 전했다.

송암동굴 연못에 떼지어 다니는 칠색송어도 또다른 명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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