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한반도 혈맥을 잇기 위한 경의.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가진 지 18일 1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공사가 한창인 지난 7월의 동해선 건설현장./연합

"경의선타고 개성도 가고 평양도 가야 하는데..."
경의선 철도 남북 연결 착공식을 가진지 꼭 1년만인 18일 남쪽 최북단역인 도라산역에는 빗속에서도 이 곳을 찾으려던 몇 안되는 실향민들의 모습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아침부터 내린 비로 북녘에 두고 온 부모 형제 생각이 떠올라 오후에 능곡역에 나왔던 박영호(72.고양시 덕양구 산황동)씨는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는 역무원의 말을 듣고 힘없이 돌아섰다.

파주 지역에 내린 집중폭우로 경의선 열차의 일산∼도라산역 운행이 일시 중단됐기 때문이다.

폭우가 내리기 전인 오전 11시 48분 첫 열차가 도라산역에 도착했지만 단 한명의 손님도 없이 텅 빈채 문산쪽으로 되돌아 갔고 낮 12시 48분, 오후 1시 48분 열차는 아예 도라산역에 들어오지도 못했다.

박씨는 "고향 개성이 가까워 도라산역을 가끔 찾는다"며 "경의선 남북 개통이 늦어져 답답하기만 한데 오늘은 비까지 내려 도라산역에도 못가게 됐다"며 서운해 했다.

이날 도라산역에서 바라본 북쪽 땅은 굵은 빗줄기에 가려 방향조차 가늠하기 어려웠고 도라산역에서 북쪽으로 400m 가량 떨어진 비무장지대(DMZ) 남쪽 통문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경의선 연결 공사는 당초 이달말 완공 예정이었지만 북측의 공사 지연으로 올 연말로 늦춰져 죽기전에 고향가기를 기다리는 많은 실향민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폭우가 쏟아진 이날 도라산역에는 김시철(41) 역장 등 역무원들만 수해 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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