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학습의 나라’다. 직장별로 하루 일과가 시작되기 전 조회시간에 노동신문 사설을 교재로 삼아 학습하는 것을 비롯해 요일별로 각각 다른 내용을 소재로 학습을 한다. 각가정에는 집집마다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당정책이나 ‘교시’가 전달된다. 이처럼 반복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주민들의 사상해이를 막고 체제를 단단하게 다지기 위한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요일별로 실시하는 학습은 월요일과 금요일, 수요강연회, 토요 총화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시하는 것은 수요강연회. 당이나 정부의 비중있는 인사가 직장별로나 여러 직장 사람을 한곳에 모은 회관에 나가 김일성 교시나 당정책을 자세히 설명하며 강연한다. 김일성 사망 후에는 김정일의 ‘교시’가 주요내용이다. 수요강연회에는 웬만한 경우 빠질 수 없도록 직장별로 철저히 통제한다. ▶월요학습은 김일성 우상화를 위한 ‘수령따라 배우기’다. 어릴 적 평양을 떠나 길림 육문중학교까지 간 이른바 ‘배움의 천리길’ 등 김일성 행적을 미화한 내용이다. 신년사가 발표되면 3월까지는 이것으로 채워진다. 금요일은 노래학습으로 김일성 김정일을 찬양하는 노래를 배운다. 토요일은 이른바 ‘총화’를 하며 자아비판도 한다. ▶북한 식량난이 심각해지면서 그 이전까지 철저히 시행되던 ‘학습’이 느슨해졌다고 한다. 당에서 학습을 독려해도 주민들이 식량을 구하러 간다며 빠지기 일쑤였고, 행정력마저 통제력이 약해 주 1회 정도밖에 학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은 최근 남한의 지원 등으로 경제형편이 나아진 데다 남북접촉으로 주민들의 의식이 해이해질 기미가 보이자 학습을 다시 강화하고 있으며 사상교육을 주4회로 늘렸다는 보도다. ‘장군님’이 남북관계를 주도하며 이것은 사회주의의 승리라며 주민들의 사상을 다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될수록 오히려 대북인식이 느슨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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