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동해 공해상에서 지난 2일 오전 북한의 미그 29 등 전투기 4대가 정찰 중이던 미군 RC-135S 정찰기에 접근하여 20여분간 위협한 사건에 관해, 미국은 북한이 핵 시설 재가동에 대한 공중 정찰을 강화했기 때문에 고공(高空)에서의 조우는 예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영국 신문 더 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인터뷰에서 북한 전투기의 위협 사건에 관해 “그것은 대단히 예견가능했던 일련의 일들”이라고 말하고, 미국의 북한 정찰 강화에 대해 “상대방에 대한 매우 강한 위협은 대단히 효율적인 협상 수단”이라면서도 “미국이 너무 많이 나가지 말 것(not to go too far)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노 대통령의 이 인터뷰에서 한·미 간의 놀랄 만한 견해차가 두드러졌다면서, 노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문제가 미·북 직접대화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으나 이는 부시 대통령이 (다자간 해결을 추진하면서) 배제하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노 대통령이 “궁극적으로 이 문제는 부시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의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 북한이 미국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고, 미국의 기준에서 보면 좋아보이지 않을지 모르나, 관계를 증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설득할 것”이라며 “북한과의 대화의 이점을 강조할 것이며, 역사를 보면 위대한 지도자일수록 대화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타임스는 보도했다.

타임스는 또 노 대통령이 남·북한 간에 예상되는 어떤 오해도 피하기 위해 북한 김 위원장과의 직통전화(hot line) 설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崔埈碩기자 js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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