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19일 특사단을 북한에 파견하기 위해 북한과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비에르 솔라나 EU 공동 외교안보담당 고위대표는 이날 북한 핵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EU를 방문한 국회 대표단에게 특사단 방북을 위해 북한과 실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솔라나 대표는 또 북한 핵 위기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경수로 건설 지원 사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천 의원(민주당), 심재권 의원(민주당), 조웅규 의원(한나라당), 김태우 국방연구원 연구위원, 강장석 국회 수석전문위원 등으로 구성된 국회대표단은 이날 오전 솔라나 대표와 만나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솔라나 대표는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EU의 적극적 역할 수행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대북 특사 파견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EU는 특사 파견을 위해 북한과 실무 협의 중이라며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에 EU와 북한의 실무진이 만나 특사 파견을 논의한다고 솔라나 대표는 설명했다.

박 의원은 솔라나 대표가 직접 특사로 북한을 방문할 방침을 시사했으며 특사단 방북시 EU가 한국 정부와 사전 협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국회 대표단은 솔라나 대표에게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이를 위한 EU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EU가 북한에 특사나 고위대표단을 파견해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설득해줄 것을 요청했다.

국회 대표단은 북한이 북-미 양자협상을, 미국이 다자협상을 주장하고 있어 협상 방식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며 다자협상 틀 안에서 북-미 양자 협상이 가능한 만큼 북한이 다자협상안을 수락하도록 설득해줄 것을 EU에 당부했다.

국회 대표단은 솔라나 대표에게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향후 협상의 목표는 북-미 제네바협정을 대체할 새로운 다자협정 체결이 돼야 한다며 북-미 양자 협정보다 구속력이 더 강한 다자협정 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 대표단은 이어 퍼시 웨스트룬트 EU 집행위원회 아시아 국장, 한-EU의회 외교협의회 소속 의원들과 만나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역설했다.

지난 2001년 고위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한 바 있는 EU는 북한 핵위기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으며 지난달 회원국들이 대북 특사 파견 원칙에 합의했다.

솔라나 대표는 최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한반도 긴장을 높이는 유엔의 대북 제재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회 대표단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 등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들과 만나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유엔의 즉각적인 제재보다 이에 대한 다단계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하기 위해 이날 저녁 오스트리아 빈로 떠났다./파리=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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