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이행여부를 놓고 북미간 또 다른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금강산 육로관광 등으로 한국의 환심을 사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18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최근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온정리, 삼일포 등 금강산 현지르포를 게재하고 있는 LA 타임스는 이날 금강산발 기사에서 미국의 대북 식량원조 중단과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등 북한 핵에 대한 비난속에 평양정부는 남측 관광객들을 과거 어느 때보다 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 프로그램을 놓고 미국과 신랄한 설전을 벌여왔지만 남북한은 양측 관계가 진일보, 지난 주 남북은 비무장지대(DMZ)를 가로지르는 사상 첫 민간도로를 개통해 연간 30만명의 관광객이 금강산 일대를 찾을 수 있게 됐고 이들을 위한 식당 2곳이 문을 열었으며 곧 세번째 시설이 개점하게 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또 몇 달뒤면 골프장과 스키리조트 개발이 착수될 예정이며 한국기업이 가동할 개성산업공단도 곧 기공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LA 타임스는 그러나 평양의 갑작스런 우호공세는 미국과의 관계를 신속히 풀기위한 대응책이라고 꼬집었다.

신문에 인용된 이정민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그들은 조지 W. 부시와 콘디 라이스, 딕 체니만 없으면 한반도가 정말 잘 될 것이라는 인상을 심으려하고 가능한 한 잘 돼가고 있음을 내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또 금강산 등산로 곳곳의 북측 여성 안내원들도 화장한 얼굴에 연붉은 립스틱으로 치장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고 식당 종업원 역시 마찬가지라고 현지 분위기를 스케치했다.

금강산 식당지배인 김철(45)은 "우리는 남측 손님들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영원하신 위대한 지도자 김정일 동지의 사랑으로 식당을 열었다"며 "식당의 궁극적인 목적은 돈벌이가 아니며 남측 또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북한인은 "(남북)통일의 유일한 장애물은 미국"이라고 말했다며 이곳 어느 누구와 대화를 나누더라도 그들은 한국전쟁에서 최근 핵 대치에 이르기까지 모든 책임이 미국에 있다며 곧 통렬한 반미연설을 터뜨릴 것이라고 전한 LA 타임스는 그러나 "북한은 한국과의 관계를 공고히함으로써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믿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장 가까운 맹방중 하나이자 미군 3만8천명이 주둔하고있는 한국의 명백한 승인없이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며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도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승계, "채찍이 아닌 당근"으로 설득시켜야 한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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