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연세대 알렌관에서 열린 제2회 북한 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에는 200여명이 몰려들어 북한 인권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회의에는 노벨 평화상을 받은 ‘국경없는 의사회’의 피오나 테리 연구실장과 소피 텔로네이 중국팀장, 미국 국제민간기업협의회 존 설리번 사무총장, 스웨덴의 ‘라울 월렌베르그 인권법 및 인도법 연구소’ 중국사무소를 맡고 있는 조나스 그림헤덴씨 등이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해 북한인권 개선의 세계여론화 계기를 만들었다.

외교가의 관심도 높아 미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호주, 우즈베키스탄, 가봉, 코트디부아르 대사관과 EU 대표부 등에서 관계자들이 참석해 질문공세를 펼쳤다. 이철승(이철승) 자유민주민족회의 상임대표는 KAL기 폭파사건 유족들의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고소장을 영문으로 번역해 외국의 인권운동가들에게 전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 발표자로 참석할 예정이었던 일본의 ‘북조선 인민구출 긴급행동 네트워크(RENK)’ 이영화 사무국장은 비자가 나오지 않아 고영기 대외부장이 대신 참석했다.

칼 거쉬먼 미국 민주주의기금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현재의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가 북한의 인권을 외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비디오 상영과 탈북자 증언 시간에는 한숨과 눈물이 함께 했다. 굶주린 장마당의 북한 어린이들과 탈북 어린이 수용소 장면을 담아 영국의 민영TV ‘채널4’가 방송했던 ‘비밀왕국의 어린이들’을 압축 편집한 비디오 상영에 참석자들은 한동안 침묵에 잠겼다.

또 17세의 나이로 1998년 탈북했던 이근혁씨는 탈북 어린이들의 구걸 장면과 국경을 넘다 붙잡혀 매맞는 모습 등을 증언하면서 감정을 견디지 못했고, 참석자들도 이씨의 증언에 눈물을 흘렸다. /윤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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