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13일 저녁 전두환(전두환) 전 대통령과 25분간 단독요담을 가졌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전직 대통령과 3부 요인들을 청와대로 초청, 유럽방문 설명회를 갖기에 앞서, 저녁 6시부터 전 전대통령을 따로 만났다.

박준영(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전 전대통령이 동남아 4개국을 순방하고 돌아와 단독 면담을 신청했다”면서 “특히 캄보디아에서 김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갖고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요담은 취임 이후 처음있는 일이어서, 대화 내용이 주목된다.

김 대통령은 6시30분부터 자리를 옮겨 모든 참석자들과 저녁을 들며 2시간 동안 얘기를 나눴다. 한 테이블에는 전직 대통령과 3부 요인이, 다른 테이블에는 이희호(이희호) 여사 등 부인들이 앉았다. 이순자(이순자) 여사는 김옥숙(김옥숙) 여사의 팔짱을 끼고 만찬장에 들어왔다. 다음은 발언록.

▲김 대통령=천년만에 오는 대희년(대희년)에는 교황이 국빈을 만나지 않는데도 이번에는 다르게 예우해줬다. 교황께서는 북한이 방북을 초청하면 검토할 것 같다.

▲전 전대통령=교황이 방북하면 북한개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노태우(노태우) 전 대통령=정보통신에 대한 젊은이들 관심이 크다. 모험심이 강해서 그런 것 같다.

▲김 대통령=선거에서 돈을 많이 쓰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는데 실제로 그런가?

▲박준규(박준규) 국회의장=우리는 돈을 너무 많이 쓴다.

▲이용훈(이용훈) 중앙선관위원장=돈을 많이 쓰는 것으로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김 대통령=지역감정이 너무 깊어 문제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아예 본적을 없애버리는 것도 한번 검토해봤으면 한다.

/김민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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