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이달 중순 미국과 북한 양측에 북한 핵 위기 해결 방안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4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날 임채정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말을 인용, 이같이 전하고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한 가지 방안은 북한이 먼저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미국이 북한의 주권과 안보를 서면으로 보장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그러나 "현안은 불가침조약이 아니라 북한이 검증이 가능하게 핵 농축프로그램을 백지화하느냐 여부"라고 말해 사태 해결의 키를 북한측이 쥐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LA 타임스는 북한의 불가침조약과 직접 대화 제의를 미 행정부가 일축,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외교적인 공을 주워 올리는 데는 한국이 한 몫 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92년 남북고위급회담 당시 남측 대표를 지낸 이동복 명지대 객원교수는 핵 위기 해법과 관련, "차기 노무현 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에 있어 미국으로부터 다소 독립된 모습을 보이길 바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아시아재단의 한국대표 스콧 스나이더도 "북한이 시기를 교묘하게 조절하고 있다"면서 "이는 벼랑 끝 전략"이라고 밝히는 등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의 대통령 교체와 미 행정부의 대 이라크 군사응징을 기회로 포착해 이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또 북한은 최근 압박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면서 양보를 강요하거나 혼란을 야기시켜왔다며 한국과 일본, 미국 3개국의 입장차를 이용하는 것 또한 북한의 오래된 전략이라고 밝혔다./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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