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사용후 연료봉(폐연료봉) 저장시설에 이어 무기급 플루토늄을 3-4개월내에 추출할 수 있는 핵재처리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 봉인 해제 작업까지 나서자 한.미.일 3국의 대응흐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3국은 일단 "외교적 설득 방침에 변함이 없다"면서 3국간 긴밀한 공조, 중.러 양국을 통한 대북 핵포기 설득 등의 대응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4일 "우리 정부나 미국의 외교적인 노력이 성과를 거둘지는 불확실하지만 지금 단계에선 외교적 해결에 주력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동결해제 조치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특히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에까지 접근하자 실질적인 대북압박 방법에 대한 검토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3국은 특히 내달 초 고위급 대표가 참석하는 긴급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를 개최키로 방침을 정했다.

이와 함께 내달 중 부시 대통령의 고위급 특사가 방한, 우리 정부는 물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와 북핵문제에 대한 조율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초 TCOG에서 이태식(李泰植) 외교부 차관보와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 등 3국 대표들은 예상되는 북한의 추가 조치별 시나리오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세부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선 또 대북 경수로 건설 중단과 유엔 안보리 회부 등 가용한 외교압박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필립 리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국제합의 위반은 북한 문제가 유엔으로 가는 결과를 낳는다"면서 안보리 회부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3국은 우선 국제원자력기구(IAEA) 차원에서 대북 결의안 채택 등을 통해 북한에 거듭 경고하고 설득작업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정부의 한 소식통은 예상했다.

한편 북한의 잇단 동결해제 조치에 대해 미국내에선 `비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23일 "미국은 이라크와 북한 등 2개지역에서 동시에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강력한 대북경고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원칙적인 얘기"라면서 "현 단계에서 미국은 북핵사태 해결에 군사적 옵션은 배제하고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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