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 시설을 전면 재가동하겠다고 선언했으나 미국은 아직도 북한 핵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미국의 한 국제문제 전문가가 지적했다.

미국의 유력한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조엘 위트 선임 연구원은 13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기고한 '미 북핵 중단 가능' 제하의 글에서 이같이 말하고 "미국이 책임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경우 유리한 결과가 돌아오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심각한 긴장의 하향 소용돌이를 촉발하고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전쟁이라는 벼랑 끝으로 내몰게 되는 파국을 맞게 된다"고 강조했다.

국무부 관리로 제네바 북-미 핵 협상에 참여하기도 한 그는 북한의 핵 개발 재개선언으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한반도문제에 관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행동은 위기를 상당히 고조시키고 있지만 (미리) 계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의 핵 시설 재가동은 핵 비밀프로그램이 탄로난 뒤 지난 11월 취해진 미국의 대북 중유공급 중단조치에 대한 대응조치임이 분명하다며 북한 당국은 최근 조치가 즉각적인 대치를 불러오지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임 연구원은 핵 시설 재가동 선언으로 1994년 제네바 기본협약을 위반하면서 그들은 콩밭에서 팥을 따려하고 있으며 평양 당국의 협박은 미국과의 협상테이블에 앉고 싶다는 '북 두드리기'였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그는 또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실수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하고 "현 위기에 대한 해결이 없다면 북한은 핵보유국을 향해 가고 (실제로) 평양의 많은 이들은 최근 핵 국가가 된 인도와 파키스탄 '따라하기'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그들은 이번 위기를 마지막 기회로 파악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인터넷판에서 AP통신을 전재, 신속히 보도하기도 한 LA 타임스는 이날 1면 머리기사로 "북한 핵 발전시설 재가동 계획"제하의 서울발 기사를 게재, 북미 두 나라가 외교위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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