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일 오전 한때 소나기가 내린 뒤 개자 북측 응원단 환송식장에 시민들이 서서히 모여들기 시작, 오전 10시가 넘어서자 행사장인 다대포항 인근 매립지에는 수천여명의 시민들이 북적였다.

또 선착장 행사장에는 아리랑 응원단, 갈매기 응원단, 북측 대표팀 부산시민 서포터스와 사하구 주민, 부산시 공무원 등 600여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만경봉-92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했다

부산시 소방본부의 소방악대가 연주하는 `아리랑' 등 노래가 잔잔히 흐러는 가운데 안상영 부산시장 등 남측 주요 인사들도 무대 앞 좌석에 자리했다.

= 학생들 가을소풍차 다대포항 찾아 = 0...이날 부산 건국중학교 학생 200여명이 만경봉-92호를 환송하기 위해 다대포 국제여객터미널을 찾았다.

이 학교 교사 김현우(39)씨는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질감과 감동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가을소풍 장소를 이곳으로 잡았다'면서 '통일의 산교육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실향민들 '행사장 보게해달라' = 0...일부 실향민들은 일반시민이 행사장 철조망 울타리로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폴리스 라인을 뚫고 나와 '행사장을 가까이서 보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70대의 한 실향민 노인은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나도 가까이서 볼련다. 막을테면 막고 붙잡을테면 붙잡아라'고 북한 말투로 강하게 항의했다.

또 다른 실향민 할아버지들도 '폴리스 라인 밖에서는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면서 이렇게 막는게 무슨 소용이 있냐'고 목청을 높였다.

= 북응원단 환송 격문 걸려 = 0...만경봉-92호가 접안해있는 선착장을 가로지르는 철조망 바깥에는 떠나는 북측 응원단을 아쉬워하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와 팻말이 걸려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산가족 임관녹씨의 아들 임채식(61)씨는 `한많은 만경봉호야, 내 여동생 `기오꼬' 조카 `외조'에게 소식좀 전해다오. 부산에서 오빠 임관녹'이라는 표지판을 내걸어 주변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임씨는 '해방뒤 우리가족들은 남한으로 왔지만 고모와 사촌은 만경봉호를 타고 북으로 가 지금까지 생사를 알 수 없어 이렇게나마 나왔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 `아시안게임을 위해 우리국민을 즐겁게 해주신 응원단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표지판도 보였다.

아리랑 응원단도 `조국통일 우리는 하나다'라고 쓰여진 글자판과 한반도기를 힘차게 흔들며 환송대열에 합류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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