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납치피해자 가족들과 언론들은 2일 공개된 정부의 방북조사 결과에 대해 각종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외견상 일본의 피랍자 가족들이 보이고 있는 반응은 `5명이 북한에 생존해 있다'는 북한측 설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통보사실을 `진실'과 거리가 먼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먼저 마쓰키 가오루 씨의 경우에는 북한이 `고의로' 그의 유골을 화장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북한측 설명에 따르면 마쓰키 씨는 98년 8월 교통사고로 사망해 일단 매장됐으나, 이후 대홍수로 인해 묘가 유실됐다는 것. 나중에 그의 유골이 수습되는 바람에 화장처리했다고 북한측은 해명했으나, 공교롭게도 그날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방북사실이 발표된 날인데다, 2차례에 걸쳐 화장이 이뤄졌다는 점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북한측은 '처음 화장했을 때 충분하지 않아 재차 화장했다'고 해명했으나, 일본측 가족들은 'DNA 감정을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구심을 풀지 않고 있다.

또 북한이 다구치 야에코 씨가 `이은혜'와 무관하다고 존재사실을 부인한 것은 지난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의 책임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은혜는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의 실행범인 김현희의 일본어선생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사망자 8명 가운데 부부관계에 있던 6명이 모두 사망했다는 점도 의문의 대상으로 지목된다. 부부 중 한 명이 살아남아 있을 경우에는 나중에 납치경위 등 `진상'이 폭로될 것을 우려해 북한이 부부 두 사람을 손봤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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