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짝짜~악짝짝짝’(남), ‘딱따~악딱딱딱’(북).

1일 오후 아시안게임 유도 경기가 열린 부산 구덕실내체육관. 한국 남자 유도 대표팀의 안동진, 박성근 선수가 나란히 두개의 매트에 올라서자 관중석에서는 대한민국 구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때 북한 응원단에서도 나무 딱딱이를 이용해 대한민국 박수에 호응했다.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소리도 터져나왔다. 그동안 남이 북을 격려하는 일방적인 응원에서, 처음으로 북도 남을 성원하는 ‘한민족 응원’이 처음 연출된 것이다.

이날 여자 유도에 참가한 북측 지경선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북한 응원단 150여명은 본부석 맞은 편 우측 9번 블록에 자리를 잡았다. 북한 선수단을 응원하는 부산 시민들로 구성된 북측 서포터스 200여명도 13번 블록에 자리했다. 기다리고 있던 지 선수가 등장하자 이내 응원석이 시끌벅적해졌다.

‘딱딱이’와 각양각색의 꽃술로 무장한 북한 응원단이 “잘한다”, ‘딱딱딱(딱딱이 소리) 지경선’을 외치며 응원하자, 서포터스들도 ‘대∼한민국’ 구호를 응용한 ‘통∼일조국’ 구호로 힘을 보탰다. 북한 응원석에서 인공기가 펄럭일 때, 서포터스석에서는 대형 한반도기 3개와 한반도 수기(手旗)로 호응했다. 서로 자리는 떨어져 있지만 사실상 남북의 ‘공동응원’이었다.

지 선수가 1차전에서 일본 선수에게 먼저 절반을 뺏겨 위태로운 상황에서 역전 한판승을 거두자 경기장은 “우리 선수 이겼다”를 외치며 벌떡 일어선 북한 응원단과 서포터스, 일반 관중할 것 없이 온통 열광과 환호의 도가니가 됐다.

이날 일반 관중으로 유도 경기장을 찾은 이영일(58)씨는 “북한 선수들을 보니 반갑기도 하고 광복 전 북으로 가신 아버님 생각이 나서 감정이 북받친다”고 말했다.
/釜山=朴世鎔기자 se@chosun.com
/陳仲彦기자 jinmi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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