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추진위원회 남북대표단은 28일 오후 창덕궁을 관람했다.

이날 오후 일부 대표들이 호텔에 남아 오전 전체회의에서 제기된 각종 현안들과관련한 개별접촉을 계속함에 따라 창덕궁관람에는 윤진식, 박창련 위원장과 김창세(건설교통부 국장), 박성희(북한 전기석탄공업성 부국장) 위원 등 4명만 참가했다.

○..박 위원장은 창덕궁을 둘러보던 중 바로 옆의 윤 위원장과는 시종 별다른 이야기 없이 안내원의 설명만 들어 다소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 잠시 휴식을 취했던부용지에서 윤 위원장의 '더우니 웃옷을 벗자','사진기자들을 위해 생수지만 건배를 해보자'는 제의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내심 긴장돼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그러나 설명을 맡은 창덕궁 관리사무소 여직원에게는 '생수를 어떻게 만드느냐','궁안에 있는 샘물을 가져온 것이냐', '궁을 복원하려면 얼마나 걸리고 면적은 얼마나 되냐' 등의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왕의 침실에 고가구들이 있으면 더 운치가 있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어색했던 분위기는 관람 중반이후 박 위원장이 안내원에게 이것저것 물으며농담도 주고받는 등 표정을 풀면서 다소 누그러졌다. 이는 불로장생을 기원한다는 뜻인 '불로문(不老門)'을 지나면서부터. 문의 내력을 설명하던 권현주(權賢珠.38)씨가 '위원장님,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묻자 '맞춰보라'며 농담을 던졌다.

이에 권씨가 '환갑 조금 넘으신 것 같다'고 하자 박 위원장은 만면에 웃음을 보이며 '평양으로 초대해 냉면을 사겠다'고 말해 주위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박 위원장은 회담이 잘 돼가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회담 잘 됩니다'고 자신감을 피력.

이어 창덕궁 곳곳을 설명하던 안내원이 박 위원장에게 '창덕궁은 가을 단풍이아름다우니 가을에 한 번 더 오십시오'라고 청하자 '윤 위원장은 오라는 소리를 안하네요'라고 대답을 대신했다.

이에 윤 위원장은 '가을에는 제가 평양에 가야지요'라고 화답./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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