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이 ‘남·북한 화합의 무대’가 되면서 남·북한이 단일팀으로 출전할 경우 하나된 ‘코리아’의 경기력이 얼마나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각종 국제대회에서 남·북한이 거둔 성적을 참고해 보면 ‘코리아’의 성적은 세계 4~5위권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윤성범 단장은 13일 밤 이상철 한국 선수단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남이 합치면 금메달 20개는 문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양궁과 태권도, 배드민턴, 유도, 레슬링 등 확실한 ‘금메달 종목’을 갖고 있으며 북한도 역도, 체조, 유도 등에서 3~4개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양 측이 목표로 하는 금메달을 합하면 16~18개. 아시아의 거인 중국과 세계 4위권을 다툴 만한 숫자다.

31명의 비교적 적은 숫자를 파견한 북한은 여자 역도 58kg급 세계 기록 보유자인 리성희와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남자 체조 안마의 배길수 등이 강력한 금메달 후보.

여기에 96애틀랜타 금메달리스트로 한 체급을 올려 출전한 여자유도 52kg급 계순희와 레슬링 자유형의 진주동(54kg)·리영삼(58kg), 여자 체조 평균대의 목은주, 여자 마라톤 김창옥 등이 복병으로 꼽힌다.

한편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면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91년 지바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으로 출전한 남·북한은 여자 단체전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우승했으며, 포르투갈 세계 청소년 축구선수권대회에서는 8강에 진입하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시드니=성진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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