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월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9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푸틴이 5선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를 중국으로 정하며 서방의 압박에 맞서 중·러 밀착을 강화하는 것이다. 지난 15~17일 대통령선거에서 87% 득표율로 당선된 푸틴의 취임식은 5월 7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이 압승하자 시진핑은 즉시 축전을 보내 “중국은 중·러 관계의 발전을 고도로 중시하고 러시아와 긴밀한 소통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푸틴 또한 대선에서 승리한 지난 17일 기자들에게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지속 가능하다”며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했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로 자금줄이 막히고 국제사회 고립이 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경제·외교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핵심 자금줄인 에너지 수출 또한 유럽 국가들이 외면하는 가운데 ‘큰손’ 중국 덕분에 지속되는 상황이다. 시진핑과 푸틴은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일에 정상회담을 갖고 ‘무제한 협력’을 천명했다. 시진핑은 지난해 3월 집권 3기 시작 후 첫 해외 방문지로 러시아를 찾아 푸틴과 회담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0월에도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 포럼을 계기로 3시간 동안 회담했다.
외신들은 러시아가 향후 중국·북한·이란 등과 ‘반서방 연대’ ‘권위주의 동맹’을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푸틴의 방중 시기는 다소 변동 가능성도 있다. 로이터는 “시진핑의 유럽 순방 전에 푸틴의 방중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18일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시진핑이 5월 초 프랑스를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진핑의 프랑스 방문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그의 첫 유럽 방문이 될 전망이다. 프랑스는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의 대(對)중국 견제 속에서도 중국과 협력을 강화해 왔다.
한편 푸틴은 향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위한 방북 일정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군사 협력을 논의했다. 북한은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포탄과 무기를 대거 러시아에 보냈다. 지난 1월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모스크바를 찾아 푸틴의 북한 방문 시기를 타진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당시 러시아는 대선 전에는 푸틴의 방북 계획이 없다면서, 대선 이후 방북 일정 조율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