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전장에서 발견된 무기 파편. 한글로 ‘순타지-2신’이 각인돼 있다. /세르게이 볼피노프 페이스북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전장에서 발견된 무기 파편. 한글로 ‘순타지-2신’이 각인돼 있다. /세르게이 볼피노프 페이스북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포탄 150만발 중 절반이 낡아 제대로 작동조차 하지 않는다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이 나왔다.

6일(현지시각) 영국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총정보국(HUR) 바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작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 양측 간 무기 거래가 시작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이미 북한으로부터 150만발의 포탄을 수입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이 포탄들은 1970~1980년대 생산된 것들로 50년도 더 넘었다. 절반은 작동하지 않고 나머지 역시 사용 전 수리하거나 점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오래된 물건을 내주고 그 대가로 특정 기술, 특히 자체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미사일과 잠수함 기술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쓰고 있는 500㎏ 중량의 탄도미사일도 북한이 공급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미사일 생산을 신속하고 강력하게 늘리기에는 자체 생산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왜 북한에 요청했겠는가”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TASS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TASS 뉴스1

앞서 키릴로 부다노우 HUR 국장도 러시아의 최대 무기 공급국은 북한이라는 주장을 한 바 있다. 그는 “러시아가 숨을 돌릴 수 있게 된 계기”라며 “북한의 도움이 없었다면 러시아의 상황은 재앙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볼피노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경찰국 수사국장도 최근 페이스북에 “러시아가 우리 지역에서 북한 무기를 쓰고 있다”며 한글로 ‘순타지-2신’이 각인된 파편 사진을 공개했었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한이 러시아에 수백만발 규모의 포탄을 지원했고, 이에 러시아는 대북 식량 지원에 나서 북한 내 식량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신원식 국방장관은 “작년 8월 이후 지금까지 6700여개 컨테이너가 러시아로 갔다”며 “(컨테이너에 실린 무기가) 152mm 포탄이면 300만발 이상, 방사포탄이면 50만발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증명하듯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한글이 표기된 북한제 포탄과 KN-23, KN-24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잔해가 발견되고 있다. 다만 러시아와 북한 측은 무기 거래 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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