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꼴불견”이라며 “철거”를 지시한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이 위성 사진에서 사라졌다.
미국 북한 전문 매체 NK NEWS는 지난 8일과 23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비교ㆍ분석한 결과 종전에 탑이 있던 자리에 기념탑과 햇빛으로 생긴 그림자가 뚜렷하게 보이던 모습이 사라지고 잔해들만 포착됐다고 23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위성사진 분석에 근거해 지난 19일까지는 기념탑이 있었고 22일부터 사라졌다며 이 사이 구조물이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수도 평양의 남쪽 관문에 꼴불견으로 서있다”며 “철거”를 지시하고 ‘우리민족끼리’나 ‘평화통일’ 상징으로 비칠 수 있는 “과거 잔여물 처리에 대한 실무적 대책”을 주문했다. 김정은은 당시 “헌법에 있는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이라는 표현도 삭제되어야 한다”며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버려야 한다”고 했다.
이 기념탑은 김정은 부친 김정일이 2001년 8월 평양 낙랑구역 통일거리에 조성한 기념물로 여성 2명이 한반도 지도를 마주 들고 있는 모습의 높이 30m, 폭 61.5m 규모의 구조물이다. 북한은 그간 ‘조국통일 3대 헌장’을 ‘민족공동의 통일강령’이라며 주요 계기마다 대내외적으로 선전했었다.
‘조국통일 3대 헌장’은 김정은의 조부 김일성 시절인 1972년 남북공동성명에서 제기한 ‘조국통일3대 원칙’(자주ㆍ평화ㆍ민족대단결), 1980년 제6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 1993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9기 제5차 회의에서 제시된 ‘전민족대단결 10대 강령’을 말한다. ‘조국통일3대헌정 기념탑’은 통일정책과 관련한 김일성ㆍ김정일의 ‘공동 유산’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