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북한 김정은을 향해 “적대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선대들, 우리 북한의 김정일·김일성 주석의 노력이 폄훼·훼손되지 않도록 애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이 연일 ‘전쟁’ 운운하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 ‘우리 북한’이라니 실제 이렇게 말했는지 다시 찾아보게 할 정도다. 민주당 대변인실은 ‘우리’를 지우고 이 대표 발언을 게시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말하는 ‘우리 북한의 김정일·김일성 주석의 노력’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궁금하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는데 아마도 남북회담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북 관계에서 김일성·김정일이 한 행위의 거의 전부는 우리를 파괴하고 죽이는 것이었다. 김일성은 6·25 남침으로 한민족 300만명을 죽이고 국토를 초토화시켰다. 우리 민족 역사에 이 이상의 인명 피해는 없다. 죽을 때까지 적화통일을 외치며 무력 도발과 테러를 일삼았다. 청와대 습격, 울진·삼척 공비 침투, 판문점 도끼 만행, 아웅산 테러, 김포공항 테러, KAL기 폭파 테러, 천안함 폭침 등이 모두 김일성·김정일이 저지른 짓이다. 민족을 공멸시킬 핵무기를 만든 것도 이들이다. 그 와중에 북한 주민 수백만 명이 굶어 죽었다. 김씨들은 그래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지금도 2000만 북 주민 전체를 노예와 가축으로 짓밟고 있다. 한국 드라마를 봤다고 사람을 죽인다. 그것도 ‘척추를 꺾어 죽이라’고 한다. 북한 전체를 감옥과 지옥으로 만든 김씨들이 한 ‘노력’은 어떤 것인지 이 대표는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 대표는 “이러다가 전쟁 나는 것 아니냐는 국민의 걱정이 커진다”며 “북한에 본때를 보인다면서 평화의 안전핀을 뽑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핵을 들고 전쟁 위협을 하는 것은 김정은인데 방어에 급급한 우리에게 무슨 책임이나 있는 듯 말한다. 북이 도발해도 손 놓고 있으란 건가. 총선을 앞두고 전쟁 불안감을 고조시키면 과거 천안함 폭침 때처럼 득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계산하는 것 같다. 김정은이 남침할 생각이 있으면 “전쟁한다”고 예고하겠나. 러시아에 포탄 200만 발을 넘기면서 어떻게 남침을 하나. 전쟁 위협은 북한 내부 어려움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우리 사회에 전쟁 불안감을 일으켜 총선에서 정부에 타격을 주려는 계산일 수도 있다.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우리 정치에 개입하려는 김정은의 의도를 읽고 초당적으로 비판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민주당과 이 대표는 그 반대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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