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북한 비핵화(denuclearization) 원칙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제 리더십 아래에서 미국의 한반도 방어 공약은 굳건할 겁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인 니키 헤일리가 21일 미국 뉴햄프셔주 데리에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이틀 앞두고 열린 유세장 무대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인 니키 헤일리가 21일 미국 뉴햄프셔주 데리에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이틀 앞두고 열린 유세장 무대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21일 오전 뉴햄프셔주 데리의 한 중학교 강당에서 유세한 뒤 본지와 만나 ‘한국에 대한 외교 정책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헤일리는 최근 유세에서 “트럼프는 독재자인 북한 김정은과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트럼프와 ‘대북 정책’을 두고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보도된 2019년 2월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뉴스1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보도된 2019년 2월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뉴스1

헤일리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될 경우 핵(核) 동결 및 대북 제재 완화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트럼프와) 나의 생각(대북 정책)은 다르다”며 “북핵 위협으로부터 한반도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일은 없다”고 했다. 최근 미국 내에서 ‘대북(對北) 대화파’로 분류되는 전직 관료, 학자들 일부가 북한의 ‘전쟁 위협’을 잇따라 경고하면서 한·미가 ‘북한 비핵화’라는 기존 입장을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헤일리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 미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 등은 최근 미·북간 협상의 목표치를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서 핵 동결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일리는 “한국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며 “한·미·일 3각 협력을 통해 북한은 물론 중국의 위협에도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헤일리는 “한국은 너무나 아름다운 나라다. 한국 국민들도 정말 좋아한다”고도 했다. 헤일리는 지난 2019년 본지가 주최하는 아시아리더십콘퍼런스(ALC)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었다.

헤일리는 뉴햄프셔 선거 하루 전인 22일엔 북한에 억류됐다가 석방 직후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모친 신디 웜비어가 등장하는 TV 광고를 선보인다. 오토 웜비어는 2016년 1월 북한 여행 중 평양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같은 해 3월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2017년 6월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됐고, 귀환한 지 엿새 만에 사망했다.

광고에서 모친은 아들 오토가 북한에 억류돼있던 시기 유엔 대사로 있던 헤일리가 가족들에게 힘이 돼 줬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신디는 “(헤일리는) 우리에게 소리 지르고 맞서 싸우라고 말했다”며 “정의를 위해, 우리 자신을 위해, 그리고 오토를 위해 싸우고자 우리는 아들의 이름으로 법을 통과시키고 북한의 자산을 압류했으며 북한이 운영하는 불법 사업체 폐쇄를 도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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