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북한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과 관련해 공방이 있었다. /AFP 연합뉴스
10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북한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과 관련해 공방이 있었다. /AFP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한국과 미국이 러시아가 북한에서 전달받은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으며 이는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황준국 주 유엔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불법적으로 받은 무기를 사용하면서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면서 “북한이 더욱 대담해져 불법 핵·탄도미사일 개발 자금 마련 목적으로 다른 나라에 미사일을 수출할 수 있다”고 했다. 황 대사는 이어 “460km를 비행한 탄도미사일은 북한의 원산과 부산 간 거리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가상의 공격에 해당한다”면서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협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차석대사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향해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여러 차례 사용했으며 우크라이나의 주요 인프라를 파괴하고 시민을 죽게 하는 데 추가로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러시아의 안보리 결의 위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했다.

러시아는 강력히 반발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의 북한 미사일 사용에 대해 “이 정보는 며칠 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은 이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고 미국은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했다.

앞서 미 백악관은 러시아가 지난달 30일 북한으로부터 받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약 460㎞ 떨어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 공터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2일과 6일에도 북한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사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6일 우크라이나는 미사일 잔해에서 확인된 노즐과 꼬리 부분이 그간 북한군이 열병식 등에서 공개했던 미사일과 형태가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해당 미사일이 북한에서 제공됐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미국과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몰타, 슬로베니아, 우크라이나 등 8개국은 이날 안보리 회의에 앞서 공동성명을 내고 “지난달 30일, 올해 1월 2일과 6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파괴적인 공습을 가해 수십명이 죽고 수백명이 다쳤다”며 “이런 극악무도한 공격은 부분적으로 북한에서 조달한 탄도미사일과 발사대를 이용해 이뤄졌다”라고 밝혔다. 8개국은 “이는 북한으로부터 무기 조달 및 수출을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이런 위반에 기꺼이 가담하는 것은 그 지위를 명백히 악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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