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관계를 튼튼히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미국 방문을 하루 앞둔 4일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그래서 유엔 정상회의 참석 중 클린턴 미 대통령과 회담하고, 민주·공화 양당 지도자 20여명과의 집중토론, 600여명의 미국 권위자들과의 대화 등을 가질 것”이라면서 “지금 한·미관계가 잘 되고 있지만 더 광범위하게 협력관계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통령의 유엔 정상회의 참석 목표는 이처럼 ‘한반도 평화체제 원년(원년) 달성’이라는 정권적 목표와 이를 가능케 하는 수단인 ‘한·미관계의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있다.

김 대통령은 특히 유엔 정상회의 기조연설(6일·한국시각·이하 같음)을 통해 ‘평화와 도약의 한반도 시대’라는 상품을 유엔과 국제사회에 내놓는다. 유엔 정상회의가 166개국의 정상(정상)들이 참석하는 초매머드급 회의라는 점을 감안, 이들에게 자신의 전매특허인 ‘한반도 냉전(랭전) 타파’를 주창하며 국제사회의 동조를 호소하는 것이다.

김영남(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국제무대에서의 첫 회동(6일)에 이은 클린턴 대통령, 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도 모두 이와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또 국제기구의 대북(대북) 지원·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는 점에서 김 대통령은 ‘국제기구의 북한에 대한 문호개방’을 촉구할 예정이다.

김 대통령의 유엔 일정 중 페르손 스웨덴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눈에 띄나 청와대 측은 “스웨덴이 남·북한에 대사관을 두고 있는 유일한 서방국이라서”라고 설명. 김 대통령은 뉴욕증권거래소 이사장,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골드만 삭스그룹 회장 등 미국 재계 지도자들과 오찬을 갖고 ‘한국의 완전한 외환위기 탈출’을 위한 지원과 ‘북한에의 관심’을 촉구한다.

/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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