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의 한국행을 지원해 온 국내의 한 NGO단체가 ‘월드컵 기간 중 탈북자 망명 지원’을 자제하겠다고 우리 정부에 약속한 반면, 탈북자들을 돕는 독일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씨는 월드컵 기간에도 망명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랍·탈북자 인권과 구명을 위한 시민연대’(대표 이서) 관계자는 17일 “최근 외신 등에 ‘월드컵 기간 중 대규모 탈북자 망명계획’이 보도된 것과 관련, 어제(16일) 김항경(金恒經) 외교부 차관을 만나, 탈북자 망명지원을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유보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독일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씨도 지난 15일 이런 의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폴러첸씨는 17일 서울의 프레스센터에서 국내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 내 외국 대사관을 통한 탈북자 망명시도는 당분간 자제하겠지만, 월드컵 기간 중이라도 중국의 항구에서 탈북자들을 배를 이용해 한국으로 데려오는 일을 하겠다”면서 “한국의 NGO와 정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나는 내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탈북자들을 중국뿐만 아니라 북한의 함흥·원산·남포항에서도 배로 데려오
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히고, 탈북자 망명을 위해 서방언론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모금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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