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4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에서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4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에서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이달 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4일(현지 시각) 말했다. 미국과의 핵협의그룹(NCG) 제2차 회의를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한 김 차장은 이날 공항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지금 12월에도 북한의 ICBM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차장은 “지난달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한 것이 이번 NCG 협의에 반영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의 ICBM 기술을 활용한 탄도미사일은 늘 한미 간에 확장 억제 검토 대상”이라고 했다. 그는 “탄도미사일의 길이가 짧건 길건 어쨌든 거기에다가 핵을 실으면 그것이 우리에 대한 핵 위협과 핵 공격이 되는 것”이라며 “북한의 핵 공격을 미리 막고 그럼에도 북한이 오판을 한다면 그 핵 공격을 즉시 어떻게 초기에 확고하게 제압하느냐를 모색하는 것이 확장 억제”라고 했다.

“지금 12월에도 북한의 ICBM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은 그 직후 나왔다. 다만 “(북한이 12월에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한미 당국이 파악한 것인가”란 질문에 대해서 김 차장은 “그 이상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전날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할 경우 북한 핵 동결을 통해 대북 경제 제재 등을 완화하는 ‘거래’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집권 2기 미국이 북한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보다 동결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이런 보도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김 차장은 “미국 대선까지 아직 많이 남아 있고 차기 미국의 대통령이 누구일지를 모르는 상황에서 저희가 가정적인 상황으로 평가를 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과거에 특정 정치인이 했던 것과 실제로 나중에 할 수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지금 제가 섣부르게 평가하기에는 매우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지난 7일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이 현 상황에서 미국과의 외교를 단념한 것인지 우려된다. 우리가 억지력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한 데 일정 부분 공감했다.

김 차장은 “우리는 외교를 단념한 적이 없다. 그러나 북한이 외교를 거부하고 있는 것 뿐”이라며 “북한이 판단을 바꿔서 지금과 같은 일방통행식의 핵 개발로는 경제도 안보도 밝지가 않다라는 결론이 나게 된다면 생각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상태에서의 미국 당국자의 판단은 맞다고 보고 한국의 입장에서는 담대한 구상에 따라 지금 우리가 초점을 두고 집중할 수 있는 역량부터 확인을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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