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지난 10월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 통로로 지목했던 북한 나진항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가 8일(현지 시각) 밝혔다.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볼 만한 정황이다.

미국 싱크탱크 CSIS의 '분단을 넘어'가 지난 10월 북한 나진항의 모습을 정밀 분석한 모습. /CSIS beyond parallel 홈페이지
 
미국 싱크탱크 CSIS의 '분단을 넘어'가 지난 10월 북한 나진항의 모습을 정밀 분석한 모습. /CSIS beyond parallel 홈페이지

CSIS 연구진은 지난 10월 10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나진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했다. 컨테이너 선박과 화물철도가 지속적으로 나진항을 드나들었고, 나진항에 적재된 컨테이너 숫자도 한때 극적으로 늘어났다가 줄어들었다. 10월 10일 나진항엔 약 150개의 컨테이너가 쌓여 있었는데, 10월 16일 약 430개로 급증했다. 이어 11월 12일에는 약 800개, 11월 15일에는 약 1010개까지 늘어났다. 그러다가 점차 컨테이너가 다른 곳으로 옮겨지기 시작해 11월 30일에는 약 490개로 줄었다.

이와 함께 나진항에서는 이전에 북한에서 러시아로 무기를 옮기는 역할을 했다고 지목된 러시아 화물선 두 척이 다시 포착됐다. 지난 10월 백악관과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러시아 화물선 안가라호와 마리아호가 북한 나진항에서 컨테이너를 실은 뒤, 이를 러시아 두나이항에 내려 놓았다며 탄약 등을 실어 나른 것으로 의심했다. 그런데 10월 23일 나진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안가라호가 정박해 있는 모습이 찍혔고, 11월 15일에는 마리아호가 나진항에 입항해 있었다. 북한과 러시아 간의 무기 이전이 반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 CSIS 연구진은 “이런 수준의 활동은 (물류 이동이 활발했던)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도 전형적이지 않다”며 “나진항에서의 무기 이전 활동은 (북한) 두만강역과 (러시아) 하산역을 잇는 철도 교통을 보충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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