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대원이 북한제 F-7 로켓발사기로 추정되는 무기를 들고 있는 모습/AP 연합뉴스
지난달 8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대원이 북한제 F-7 로켓발사기로 추정되는 무기를 들고 있는 모습/AP 연합뉴스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 고위 간부가 이스라엘과 벌이는 전쟁에 북한이 개입해 미국을 함께 공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5일(현지 시각) AP·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인접국인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주재하는 하마스 고위 간부 알리 바라케는 지난 2일 레바논 언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벌이는 전쟁에) 북한이 개입할 날이 올 수 있다”며 “결국 우리 동맹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라케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사실을 언급하며 “하마스의 주요 후원국인 이란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군사적 역량이 없지만, 북한은 그럴 역량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오늘날 미국에 적대감을 보이고 있는 국가들은 갈수록 서로 가까워지고 있다”며 반미(反美) 연대를 강조했다.

바라케는 전쟁 중인 하마스 수뇌부가 중국·러시아와 수시로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하마스 지도부는 중국, 러시아와 만났고 러시아와는 매일 접촉하고 있다”며 “하마스 대표단이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고 곧 베이징도 찾을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자국 영토를 기습 공격했을 때 ‘F-7 로켓 추진 유탄(RPG)’ 등 북한산(産) 무기를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AP는 호주 무기 전문가 젠젠 존스 등을 인용해 “북한이 오랜 기간 팔레스타인 단체를 지원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더해 바라케는 이스라엘을 지원 중인 미국에 맞서 북한이 직접 행동에 나설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이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지난달 31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관련 회의에서 북한 무기가 하마스에 지원된 데 대해 “미국 정부 소속 언론이 북한에 대해 근거 없는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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