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를 두고 미국에서는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을 만회하기 위한 방안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7일(현지시각) CSIS 주최 화상 세미나에서 북러 정상회담의 배경과 관련한 질문에 “여러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정책 결정은 오직 하나의 이유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된 이유는 아니겠지만, (김정은이) 하노이를 극복하는 방법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정은에게 하노이는 굉장히 굴욕적이고 수치스러운 일이었다”며 “(이번에) 미국이 참석하는 회담을 여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보냈던 모든 메시지에 응답을 받지 못한 이유 중 하나도 이것일 수 있다”고 했다.

차 석좌는 “푸틴의 입장에서는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자신을 어렵게 만든 것처럼, 자신도 바이든의 상황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당신(바이든)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우크라이나에서 하고 있는 일이 유럽뿐만 아니라 한반도 및 아시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이 주된 이유는 아니었겠지만 부분적인 이유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절박함의 표시”라고 재차 덧붙였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북한은 비핵화 없이 미국과 강력한 관계를 맺고자 했었다고 짚었다. 그는 “2019년 회담 결렬은 (김정은에게) 엄청난 일이었다”며 “(북한은 이후) 다른 길을 가겠다, 자체적인 해결책을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방은 이달 중순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일 미국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김정은이 이달에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방탄 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 뒤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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