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21일 김정은(오른쪽)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해군 동해함대를 방문해 “전략 순항 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김정은(오른쪽)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해군 동해함대를 방문해 “전략 순항 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훈련이 개시된 21일 북한 김정은이 북한 해군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관영 매체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했고, 군 당국도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사거리가 짧은 함대함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날 김정은이 해군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를 시찰하고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발사 일자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합참은 지난 주중인 14~18일 사이 발사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강원도 안변 수해 지역을 방문한 시기와 겹쳐 해당 지역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시차를 두고 미사일 발사 훈련 보도를 한 것은 한미 ‘을지 자유의 방패’ 연합훈련에 대항해 동해에서 해상 전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는 “발사 훈련에서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신속히 목표를 명중 타격했다”면서 “동원태세와 공격능력이 완벽하게 평가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합참은 이날 출입 기자단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북한의 주장에 대해 “과장되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반박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발사된 미사일은 북한이 주장한 전략순항미사일이 아니라 함대함 미사일로 추정된다. 북한이 발사 사실을 실시간으로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함대함 미사일은 사거리가 짧고 그리 위협적인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북한 측 보도와 달리 “(표적을) 명중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발사하는 장면은 있지만 목표물을 맞힌 모습은 없다. 북한이 과거 신형 무기 실험발사 시 발사 장면과 목표물 명중 장면을 공개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함정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유사시 육·해·공 어디서든 장거리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을 과시한 것”이라고 했다. 해상 전력에서 한국과 미국에 비해 열세인 북한이 원거리에서 함대지 미사일을 쏘는 능력을 과시하려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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