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월북한 주한 미군 트래비스 킹(23)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엔군사령부(UNC)에서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 시각) 영국 BBC방송 보도에 따르면 유엔사는 북한이 킹 이병의 행방에 대해 처음으로 응답하면서 킹 이병의 구금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사가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려는 우리의 노력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한다”며 북한의 응답 내용에 대해 상세히 공개하는 것을 거절했다고 BBC는 전했다.

WISN-TV가 18일 월북한 미군 트래비스 킹의 어머니와 인터뷰를 공개했다. WISN-TV 방송 캡처
 
WISN-TV가 18일 월북한 미군 트래비스 킹의 어머니와 인터뷰를 공개했다. WISN-TV 방송 캡처

이런 응답은 북한이 킹 이병과 관련한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됐음을 시사한다고 BBC는 설명했다.

킹 이병 사건과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의 행방과 상태에 대해 더 파악하려고 실제 시도하고 있지만 그런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바로 어제 북한이 드디어 우리가 (북한에) 이런 질문들을 한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인정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답변을 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가능한 모든 합리적인 수단을 통해 그(킹 이병에 대한) 기본 정보를 확보하려고 하고 있으며 그다음에는 그를 어떻게 데려올 수 있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일(현지 시각) 북한이 킹 이병의 월북 사건과 관련한 유엔사의 연락에 응답했지만, 유엔사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확인하는 차원이었을 뿐 의미 있는 소통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유엔군사령부에 전화가 왔고 이 전화는 지난 48시간 이내에 이뤄졌다”면서도 “실질적인 통화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엔사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확인하는 전화였고 우리가 외교 채널을 통해 북한에 한 접촉은 아직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에서 폭행 등 혐의로 두 달 가까이 구금됐던 킹 이병은 지난달 17일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로 갈 예정이었지만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달아난 뒤 다음 날 JSA 견학에 참여하던 중 무단으로 월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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