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북한 강원도 살림집 새집들이 입사모임에 참석한 주민들이 살림집을 둘러보고 있다./노동신문 뉴스1
 
지난 23일 북한 강원도 살림집 새집들이 입사모임에 참석한 주민들이 살림집을 둘러보고 있다./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주요 정책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농촌살림집 건설 사업이 부실공사 논란에 휩싸여 입주를 앞둔 주민들의 불안이 높아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 A씨는 “지난 14일에 예정됐던 삼수군 포성리 화평협동농장 살림집 준공식이 (뒤늦게) 오늘 진행됐다”며 “100여 채의 살림집 가운데 수십 채의 수도관이 터지고 벽체가 허물어져 내리는 바람에 보수공사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살림집은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건설 5개년 계획에 따라 북한 당국이 추진한 건설 사업으로, 평양 뿐 아니라 농촌 곳곳에 국가가 소유하고 주민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지은 주택이다. 북한 당국이 공을 들인 사업이지만 정작 입주를 앞둔 주민들의 불안은 높아졌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A씨는 급하게 보수공사가 진행된 것을 두고 “현지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며 “열흘도 안 된 사이에 부실한 부분을 전부 보수했다며 준공식을 다시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촌살림집을 현대적 문화주택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재부족에 따른 부실공사와 완공속도를 맞추느라 살림집이 막연한(앞날이 불투명하여 막막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준공식에 참가한 농장원들에게 입사증이 전달됐지만 대부분 불안한 마음으로 입사했다”며 “입사 후에 수도관이 터지고 벽체가 허물어지면 다 자체로 보수해야 하기 때문에 새집들이를 해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했다.

북한 자강도에 지어진 살림집./노동신문 뉴스1
 
북한 자강도에 지어진 살림집./노동신문 뉴스1

앞서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 B씨도 “최근 삼수군 포성리 화평협동농장에 당의 농촌살림집 건설구상에 따라 100여 채의 본보기 농촌문화주택이 지어졌다”며 “하지만 건설공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여러 곳에서 수도관이 터지고 벽체가 무너진 것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겨울에 영하 30도를 밑도는 추운 날씨 탓에 양강도는 수도관을 땅속 2m에 묻지 않으면 안된다”며 “그런데 당에서 본보기 살림집건설을 다그치면서 수도관 깊이도, 수도관(플라스틱) 이음 규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노동신문은 “오늘 어머니 우리당의 은혜로운 사랑 속에 수도 평양뿐 아니라 지방마다에 새 살림집(주택)들이 훌륭히 일떠서 평범한 근로자들에게 무상으로 안겨지는 자랑찬 현실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다”며 살림집을 선전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당의 새 시대 농촌혁명강령을 높이 받들고 각 도의 일꾼들과 건설자들이 농촌살림집 건설의 첫 해 과제 수행과정에서 창조된 경험은 적극 살리고 편향은 철저히 극복하면서 공사를 빠른 속도로 다그치고 있다”며 공사 속도가 빠르다고 선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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