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미국 검찰이 기소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이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스페인 송환과 관련한 재판을 마치고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안은 재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진실과 논리, 상식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에 가담했다가 미 당국에 체포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이 스페인으로 보내질 경우 북한에 암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토퍼 안은 27일(현지 시각)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내가 미국을 떠나면 암살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던 미 법무부가 나를 (스페인에) 인도하려 한다”며 “무척 실망스럽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안은 2019년 2월 22일 자유조선 리더인 에이드리언 홍 등과 함께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침입했다. 그해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FBI에 체포됐다가 7월 보석(保釋)으로 풀려난 이후 미국 자택에서 연금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현재 스페인 정부는 크리스토퍼 안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미 법무부는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스페인에 신병을 넘길 것을 사법부에 요청한 상태다.
크리스토퍼 안은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은 스페인 주재 북한 외교관의 망명을 돕기 위해 위장 납치극을 벌이려다 실패로 끝난 사건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는 “우리가 그곳(북한 대사관)에 들어간 전적인 이유는 (북한) 사람들을 돕고자 했던 것”이라며 “실제 증거를 보고 상식으로 판단한다면 어떤 이야기가 더 믿을만한지는 매우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퍼 안은 지난 25일 로스앤젤레스(LA)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오토 웜비어 부모가 출석해 자신의 송환 반대를 탄원한 것에 대해서는 감사의 뜻을 밝혔다. 크리스토퍼 안과 미국 버지니아대 동문이라는 인연이 있는 오토 웜비어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2017년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된 뒤 숨졌다.
오토 웜비어 부모와 함께 증인으로 나섰던 이성윤 미 터프츠대 교수는 폭스뉴스에 “북한은 암살에 만료 시한이 없다는 것을 보여줘 왔다”며 크리스토퍼 안이 송환될 경우 “북한은 스페인에 있는 그를 찾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폭스뉴스는 “미국 법원의 크리스토퍼 안 스페인 인도 여부 결정에는 몇 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