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눈을 감는 순간까지 형을 찾았어' 상봉 이틀째인 2일 금강산여관 객실에서 북쪽의 형 성하(77)씨를 다시 만난 김민하(69)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비롯한 형제자매들은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니 얘기와 형제들의 근황, 경북 상주의 고향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위로했다.

김 수석부의장의 모친 박명란(朴命蘭)씨는 이산가족 방문단 북측 후보자 생사.주소확인 때 성하씨가 포함돼 있어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간직한채 작년 4월24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었다.

김 부의장이 지난해 3월 병원에 누워있던 어머니에게 성하씨가 보내온 편지를 읽어주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자 성하씨는 아무 말 없이 볼에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북에 있는 형제들의 얘기를 나누던중 김 부의장이 '북에 있는 창하(71)형이 학창시절 써놓은 시 100편이 담긴 빛바랜 공책과 즐겨 부시던 퉁소를 가져왔다'며 꺼내놓자 성하씨는 '문학적 재질이 있었지...내가 전해주마'라고 답했다.

반세기만에 만난 형과의 작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듯 김 부의장은 결혼예물로 받은 시계를 풀어 형에게 건네며 '이거 내가 분신처럼 아끼는 것인데...형이 남쪽의 형제들 생각이 날 때마다 꺼내 보세요'라며 말꼬리를 흐렸다./금강산취재단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