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본 후, 자꾸 눈물이 쏟아진다. 이산가족 2세대인 내게도 남은 아픔. 잃은 건 찾아야 하고, 헤어진 사람은 반드시 만나야 한다. 다들 돌아가시기 전에. “어머니 오래 사세요. 평북 선천 외가 식구 꼭 찾아드릴게요. ” 전화를 올린 후 공주 민속극 박물관을 향해 길을 나섰다.

40분을 달려 도착한 민속극 박물관. 전국에서 유일한 곳. 아담하고 독특하다는 소문 그대로다. 내가 원할 때 걸려오는 전화처럼 즐거운 곳. 인형놀이와 탈놀이, 놀이굿을 포함하는 민속극. 이것으로 선인들은 삶의 애환과 고뇌를 승화시켜 삶의 활기를 되찾았다. 3000점이 넘는 유물, 유명 예인들의 기증품과 외국 민속탈이 있어 비교체험하고, 지식을 쌓는 매혹적인 교육장이다. 마침 아이들의 웃음소리. 중국 나무인형의 페니스를 보고 야하다고 웃는다. 야하기보단 나팔처럼 우렁차서 서태지의 ‘하여가’가 신나게 터져나올 듯해. 곧 9월 1~3일에 아시아 1인극제가 열려 기대가 크다.

북한에도 있을 인형극 유품들. 함께 문화의 맥을 찾아 전통문화 재창출을 이룬다면…. 너무 근사할 거야. 이땅이 통일무대가 되면, 올 수 없는 것을 위해 모두 함께 춤추고 운다면, 너무 멋질거야. 그날은 꼭 오고 말거야. ▲충남 공주시 의당면 청룡리 357 ▲(041)-855-4933 ▲월요일 휴관

/글·사진=신현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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