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는 5일 발표한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연례보고서에서 "그동안 위성 촬영 사진을 통해 영변 상황을 모니터한 결과 5MW급 흑연 원자로에서 수증기가 나오고 냉각수가 배출되는 것이 관측됐다"며 "이는 (핵폭탄 제조용)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또 "영변 핵시설 곳곳에서 보수 작업과 건설 공사가 계속 진행돼 왔다"며 "핵 보유 능력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북측 주장과 대체로 부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한·미 당국은 영변 원자로가 재가동되고 있다는 관측을 꾸준히 제기해 왔는데, 공식 핵 사찰 기관인 IAEA가 보고서를 통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매우 심각한 우려 사항"이라면서도 "2009년 4월 북한이 IAEA 사찰요원을 추방한 이후 영변 원자로에 대한 (사찰단의) 접근이 차단돼 있어 원자로 가동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6자회담을 겨냥한 신뢰 구축 조치 중 하나로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하고, 원자로 가동을 한동안 중단했었다. 그러나 작년 4월 원자력총국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적대 정책에 맞서고 핵 억지력을 갖추기 위해 영변의 5MW 실험용 원자로를 재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9·19 공동성명에 따른 핵 포기 약속과 유엔안보리 결의 등 국제적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며 핵 개발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IAEA의 공식 보고서가 나온 만큼 앞으로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의 핵 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한 외교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