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서 포로로 잡혀 북한에서 사망한 미군 병사의 유해가 63년 만에 미국 고향으로 귀환했다. 그동안 결혼을 하지 않고 하루같이 남편을 기다려온 90대 부인(婦人)이 직접 남편의 유해를 맞이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AP통신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 방송 등에 따르면 북한 포로수용소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진 한국전 실종 미군 조지프. E 갠트 전 일등상사의 유해가 지난 20일새벽(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도착했다.

하와이에 본부를 둔 미 국방부 전사 및 실종자 처리국(DPMO)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갠트 전 일등상사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북한 군우리전투에서 북한군에 포로로 잡혔고 북한 포로수용소에서 1951년에 사망했다.

공항에 나와 성조기가 덮힌 갠트의 관을 맞이한 그의 부인인 클라라 갠트(94) 여사는 눈물을 흘리며 직접 남편의 유해를 맞았다.

갠트 여사는 공항에서 “남편은 전쟁터에 나가면서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재혼하라’고 했지만 난 ‘절대 그러지 않겠다’고 대답했고, 나는 지금껏 그의 아내로 살아왔다”며 “이제야 편히 눈을 감게 됐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어 “60년이 넘도록 남편의 유해라도 돌려받기를 고대했는데 그가 집으로 돌아와서 기쁘고, 내가 살아 있을 때 돌아와 더 기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1946년 텍사스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오는 기차 안에서 만나 사랑에 빠졌고, 2년 뒤인 1948년 결혼했으며 남편은 다시 2년 뒤 한국전에 참전했다.

1924년생인 갠트 일등상사는 1942년 육군에 입대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남태평양 전선에서도 싸워 훈장을 받았다.

그의 유해는 LA 인근 잉글우드에 안장된다.

한편 미 국방부는 북한에 묻힌 전사자 유해를 꾸준히 발굴해 미국으로 귀환시키고 있으나 한국전 당시 행방불명된 전사자와 실종자는 아직도 7900명에 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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