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통' 문제 해결 지지부진...연내 구체안 최종 합의 힘들 듯
외국기업 대상 투자설명회도 난항...국제화 일정 차질

지난 4월 가동이 중단됐던 개성공단의 재가동이 이뤄진지 두달이 지난 16일에도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구체안의 최종 합의를 위한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양측은 지난 13일과 14일 이틀간 50여일간 중단됐던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분과위 회의를 재개했으나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개성공단 공동위 회의는 지난 9월 21일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일방 연기 통보로 인해 같은달 26일 이후로 공전해 왔다.

그러나 13일 진행된 '투자보호 및 관리운영' 분과위와 '국제경쟁력' 분과위 회의는 물론 14일 진행된 '출입·체류' 분과위 회의에서도 양측은 기존의 현안에 대한 입장차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더불어 북측은 우리측이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위한 중점사항으로 꼽고 있는 '3통(통행·통신·통관)' 분과위 일정에 대해서는 지난 8일 "추후 통보하겠다"고만 밝힌 뒤 별다른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개성공단 국제화 일정의 차질로 인해 양측이 지난달 31일로 예정했다 미뤄진 외국기업에 대한 투자설명회도 연내 개최가 불투명해지는 등 양측이 연내 '발전적 정상화'의 최종 합의를 이룰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지난 14일 우리측 김기웅 남북공동위원장이 '출입·체류' 분과위 회의 대표단과 같이 개성공단을 방북하며 북측 공동위원장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을 만나 개성공단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눌지 여부가 주목됐으나 박 부총국장은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등 남북간 다른 현안에 대한 진전이 없을 경우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도 현재와 같은 상태로 끌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북한이 최근 한-미-북-중 간 진행 중인 6자회담의 재개와 관련한 논의 상황을 보고 개성공단 논의 재개도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러한 가운데 공단 내 입주기업들 중 일부가 사업포기를 고려하거나 이미 공단 내 설비 등에 대한 매매 계약을 체결하며 사실상 사업포기를 결정하면서 현재와 같은 논의 공전이 계속될 경우 자칫 개성공단 내 입주기업들의 사업포기가 줄을 이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재가동 이후로 공단의 재가동율이 80%대에 이른다고 밝혔지만 실제 입주기업들은 공단 가동율이 50~60%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4월 가동 중단 사태로 인해 이탈한 바이어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아 실제 영업활동은 불가능해, '반쪽 재가동'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재와 같은 상황 자체가 이미 개성공단에 대한 '투자리스크'를 상승시켜 개성공단의 국제화에도 차질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로서는 북측이 3통 분과위 회의 일정을 언제 통보해오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번 분과위 회의 재개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북측이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최종 타결을 국제사회와의 대화는 물론 남북 현안과 관련, 자신들이 원하는 흐름을 찾기 위한 '카드'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근 우리측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의 '5·24 조치'의 해제와 관련한 논의 상황을 지켜보며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논의 재개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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