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북한과 이란, 이라크 등 3개국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것은 이들 국가가 제기하는 대량파괴무기 위협의 직접성 및 심각성과 함께 조속한 시일내에 이에 대해 모종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그의 결의를 급격히 증폭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30일 분석했다.

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이 전날 밤 상.하양원 합동회의에서 행한 국정연설의 주요 부분을 대량파괴무기를 개발중인 이들 3개국에 할애한 것은 테러와의 전쟁을 알 카에다와 같은 불량집단에 국한시키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을 부각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의 표현처럼 미국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증오심에 부합되는 수단'을 제공하는 국가들을 세계에서 제거할 것임을 오래 전부터 공약해왔다고 지적하고 '시간은 우리 편에 있지 않다.

나는 위험이 커지는 동안 사건 발생을 기다리지 않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말은 이들 3개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해 나중 보다는 더 이른 시기에 모종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그의 결심을 보여준 것같다고 풀이했다.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 이라크에 보낸 메시지의 어조나 내용으로 미루어 미국이 이들에 대한 군사력사용을 준비중이라는 일부의 확신 또는 우려를 증대시켜 줄 가능성이 있지만 이 국정연설의 방향을 제시했던 한 고위 관리는 구체적인 행동노선까지 제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들 3개국의 이름을 다음 단계 테러와의 전쟁과 연관시켜 해석하지 말도록 권고하면서 이는 미국이 갖고있는 외교와 제재를 포함한 국력의 여러 요소들중 '구체적인 요소를 사용토록 요구한 것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포스트는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테러를 지원하는 정권들이 미국 또는 동맹국들을 대량파괴무기로 위협하지 못하게 예방하는 일'이 알 카에다 및 기타 비(非)국가단체들을 분쇄하는 것과 똑같은 우선 과제라고 묘사함으로써 이들 3국에 대해 '후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표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전날 밤 9시15분(한국시간 30일 오전 11시15분) 전국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행한 자신의 첫 국정연설에서 북한과 이라크, 이란을 특별히 지목,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이 국가들이 '악의 축'을 이루고 있다고 비난하고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들이 세계에서 가장 파괴적인 무기들로 미국을 위협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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