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난 98년 도쿄 아카사카 고급 술집에 나타나 ‘잠자리 접대’까지 받았다고 일본의 월간지 ‘신초 45’가 보도했다.

이성호라는 한국인 저널리스트가 쓴 이 기사에 따르면, 김정남은 지난 98년 12월 28일 한국계 고급 클럽 밀실에서 조총련계 인사들에게 접대를 받은 뒤 그날 시중을 들었던 술집 아가씨 황은희(가명)씨와 요코하마 근처의 고급 주택에서 하룻밤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서울의 한 벤처기업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진 황씨는 이씨와 조선호텔 커피숍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남이 일본에 밀입국하려다 붙잡혔을 때 그가 ‘북한의 황태자’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면서 “밀실에서 바로 옆에 앉아 김정남을 접대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황씨에 대해서 “170㎝ 키에 늘씬한 미녀로 당시 클럽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다”고 적었다.

김정남은 “미국에서 작은 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으며, 일행들에게 “수고했소. 아버지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소”라고 했다. 황씨는 또 “일행들은 김정남을 ‘회장님’이라고 부르고 김정남은 광어회를 대단히 좋아해 3인분 정도를 혼자서 먹었다”며 “술은 ‘헤네시 엑스트라’를 마셨는데 주량도 대단했다”고 말했다. 술자리가 무르익었을 때 60대 남자가 황씨를 불러내 외박을 요구해 응하게 됐는데, “그날 받은 돈은 상당한 금액이었다”고 황씨는 대답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김정남의 행적을 추적해온 정보 당국 관계자는 “허위로 꾸며낸 이야기 같다”고 일축했다. 월간지 ‘신초45’는 주로 일본 우익의 입장을 대변해온 잡지이다.
/동경=권대열특파원 dy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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