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초상화에 조화 바치는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
김정일 사망 100일(3월 25일)을 맞아 방북한 조국평화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노수희 부의장이 25일 김일성광장에 내걸린 김정일 초상화 앞에 조화를 진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노 부의장이 진정한 화환에는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빨강 바탕의 흰색 글귀가 선명했다.



金씨 일가·北체제 찬양 등 `종북성 언행'
`이석기·김재연 논란'에 유람하며 귀환 늦춰

지난 3월24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00일 추모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무단 방북한 노수희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이 5일 판문점을 통해 귀환한다.

노씨는 북한에 104일 체류하면서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언행을 다양하게 보였다.

공안 당국은 노씨가 귀환하는 대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할 방침이다.

◇104일간 행적 살펴보니 = 노씨는 북한에 체류한 104일 동안 평양과 지방의 명소들을 방문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조국통일전사'를 자처해온 노씨가 방북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조국통일의 구성'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일이었다.

그는 평양과 지방의 많은 명소를 방문하는 등 북한 체류기간을 북한 당국의 배려로 알차게 보냈다.

그는 평양 관광객들이 반드시 찾는 주체사상탑과 개선문을 돌아보고 서해갑문, 희천2호발전소, 대안중기계연합기업소, 대동강과수종합농장 등 경제시설을 둘러봤다. 지난 2일에는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업적으로 자랑하는 평양의 뉴타운 창전거리에도 모습을 나타냈다.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제1중학교, 평양학생소년궁전, 금성학원, 인민대학습당을 비롯한 평양의 주요 학교와 교육기관도 그의 참관 코스에 포함됐다.

노씨는 3월31일∼4월1일, 5월14∼15일 두 번이나 묘향산을 1박2일 일정으로 다녀오는 등 북한의 여러 명소와 관광지도 찾았다. 5월22∼25일에는 금강산 관광도 다녀왔다.

또 만수대예술단 삼지연악단 공연과 5·1절 경축 은하수음악회 `장군님 식솔' 공연, 평양교예단의 종합교예(서커스)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종북주의자 커밍아웃? = 노씨는 지난 3일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 회견에서 김 위원장을 `민족의 어버이'라고 부르며 그의 사망을 `민족 최대의 슬픔'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노씨는 "북녘 겨레는 인민을 하늘처럼 떠받들며 인민사랑, 후대사랑의 정치를 펴나가시는 최고사령관님을 어버이로 믿고 따르고 있다"며 김정은 1위원장을 찬양하기도 했다.

이렇듯 북한체제를 옹호하는 언행을 쏟아내면서도 이명박 정부에는 북한 측과 같은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북한 매체들은 노씨가 김 위원장의 영정 앞에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글이 적힌 조화를 놓은 장면과 김 주석 생가를 찾아 방명록에 "국상 중에도 반인륜적 만행을 자행한 이명박 정권…"이라고 적은 장면을 여과않고 내보냈다.

노씨는 4월25일에는 평양에서 범민련 북측본부 최진수 의장, 해외본부 임민식 의장 등과 함께 범민련 남·북·해외본부 대표회의를 열고 "동족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중상모독한 이명박 보수세력을 단죄·규탄하자"는 내용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상 중에도 반인륜적 만행' `동족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중상모독' 등의 표현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당국이 우리 정부를 비난해온 단골 메뉴들이다.

◇`종북논란'에 귀환 늦춘 듯 = 노씨는 김 위원장 100일 추모행사에 이어 범민련 남·북·해외본부 대표회의도 마쳤지만 남쪽으로 귀환을 계속 늦춰왔다.

이처럼 귀환을 계속 미뤄온 것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에서 촉발된 `종북논란'이 사그라지기를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

종북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된 상황에서 노씨의 귀환은 자칫 `불에 기름 끼얹는 격'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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