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역을 불법 침입했다가 22일 침몰된 괴선박은 지난주 북한 남포항 부근을 출발한 북한공작선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일본의 정보 소식통이 24일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이 괴선박의 규모, 속도, 도주로 및 기타 관련 정보 등을 종합분석한 결과 이 선박이 지난 17~18일쯤 북한 평양 인근 남포항을 출발, 서해안과 남해안을 경유해 일본 남부 영해를 침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일본 정보기관은 지난 99년 일본 영해를 침범했다가 북한 청진항으로 달아났던 공작선과 이번 침몰선박을 비교한 결과 모양이 비슷한 반면 속도가 2년 전 공작선(시속 30노트)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점 등으로 미뤄 공작원 침투 등의 목적보다는 마약밀매 업무를 수행한 공작선으로 추정했다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

이 소식통은 “북한 공작선은 크기와 기능 등에 따라 공작 모선과 지원선으로 구분되는데, 이번 것은 70~80t 규모의 공작 모선으로 파악된다”면서 “이 선박 침몰 지점의 수심이 100m 정도이므로 이를 인양하면 많은 사항들이 규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괴선박은 지난 22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의 추격을 받던 도중 순시선을 향해 소형 로켓탄을 발사한 사실이 24일 공개된 현장 기록 화면에 의해 확인됐다.

보안청이 공개한 적외선 카메라 화면에 따르면 괴선박은 일본측 순시선을 향해 로켓탄을 2발 발사했다. 보안청은 또 근접해서 정선을 요구하는 순시선에 괴선박으로부터 20㎜ 기관포 수백발이 발사되는 전투 화면도 공개했다.

한편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휴일인 24일 안전보장회의와 임시 각료회의를 소집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면서, “왜 그리 오랜 시간 추적하면서도 나포할 수 없었느냐”고 질책하고, “이번 경위를 검증하면서 향후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동경=권대열특파원 dy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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