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겸 국방위원장은 올들어 현재까지 총 92회의 대내외 공개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언론보도를 종합한 데 따르면 김 총비서의 올해 공개활동은 △군부대 시찰 및 군관련 행사 참석 46회 △경제부문 시찰 19회 △대외부문 활동 14회 △기타 13회 등이다.

지난해의 경우 총 74회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이 상당히 활발했음을 보여준다.

올해 공개활동의 두드러진 특징은 여전히 군부대 시찰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전체 공개활동의 절반을 차지한 군관련 활동 46회는 지난해의 23회와 비교해도 두배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 듯 김 총비서는 새해 첫날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한 후 인민군 제932부대를 시찰함으로써 올해 첫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에 평북도 토지정리사업장(1.24), 99년에는 과학원(1.11) 시찰을 첫 공식활동으로 삼은 것과 대조되는 양상이다.

군관련 공개활동이 급증세를 나타낸 시기는 4∼6월과 9월 등이다. 1월에 2회, 2월에 1회에 그쳤으나 4월들어 8회, 5월들어서는 14회로 껑충 뛰어 이틀에 한번꼴로 군부대를 찾았고 6월에도 6회에 달했다.

그러다 7월과 8월 1, 2회에 그치다 9월들어 다시 8회로 늘어났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 부시 행정부의 대북(對北) 강경정책과 이에 따른 북ㆍ미관계의 냉각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이 3월중순부터 대미비난의 포문을 연 것이라든지 6.25 51주년을 맞아 평양시 군중대회와 반미시위 행진을 개최한 것 등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9월은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한 달이라는 점에서 군부대 시찰 증가는 결국 미국의 강경정책을 의식해 군부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선군정치'를 강화하면서 이를 통해 체제결속을 도모하고 확고한 반미결의를 다져 나가려는 의도임을 읽을 수 있다.

대외관련 동향 가운데 눈에 띄는 움직임은 중국과 러시아 방문을 들 수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5월 중국을 비공식 방문한 데 이어 1월 중순 일주일간 중국을 또다시 방문(1.15∼20)했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중국방문에서는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과 만나 남북 정상회담과 한반도 정세문제 등에 관해 논의한데 반해 올 초 중국방문에서는 대부분의 체류일정을 상하이(上海)지역 첨단산업시설 시찰에 할애, 관심을 끌었다.

9월 초에는 장쩌민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 김 총비서와 회담을 가졌다.

또 7∼8월에는 장장 24일간에 걸쳐 러시아를 공식 방문(7.26∼8.18), 북-러 `모스크바 선언'을 발표했다..

지난해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 북-러 공동선언을 발표한 데 이어 양국간 현안을 담은 8개항의 `모스크바 선언'을 발표함으로써 러시아와의 관계를 돈독히 했다.

이와 함게 5월초 유럽연합(EU) 의장국 대표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와 회담을 가져 EU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경제분야 시찰로는 중국 방문 후 귀환길에 평북 신의주 경공업공장들을 시찰(1.21∼23)한 것을 비롯해 평북 구성공작기계공장·태천발전소(2.14), 함흥시 공장·기업소(4.11), 황남 토지정리 현장(4.30), 함남 함흥염소목장(5.24), 평양시 인민소비품공장(7.8), 함경남도 경제부문(9.14∼15), 함북 무산광상연합기업소(11.4), 평북 공업분야(12.14∼16)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귀환하면서 곧바로 함북 청진시의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를 방문했는데 지난달 22일에는 새로운 경제슬로건인 `라남의 봉화'가 제시돼 북한 전역을 달구고 있다.

기타 동향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은 최고인민회의 제10기 4차회의(4.5) 참석과 김일성 주석 89회 생일행사 일환으로 진행된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행사에 참가한 남한가수 김연자의 공연을 함흥에서 관람(4.11)한 것, 김책공업종합대학방문(9.19), 문예부문 `문답식 학습경연' 참관(9.21) 등을 꼽을 수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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