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해제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문건을 바탕으로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상세히 소개한 `CIA 북한보고서'가 책으로 엮여져 나왔다.

이 책은 고려대학교 북한학과의 남성욱 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북한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은영씨가 헬렌 루이즈 헌터씨가 저술한 `김일성의 북한'(원제)을 번역한 것이다.

미 워싱턴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헌터씨는 70년대 말부터 20년간 CIA에서 극동문제 전문가로 근무해 온 북한 연구분야의 전문가다.

이 책은 북한에 관한 CIA의 방대한 자료를 근거로 북한의 정치ㆍ군사적 측면보다 사회ㆍ문화ㆍ경제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특징이다.

`CIA 북한보고서'는 북한 체제의 양대 축인 성분과 사상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근로실태, 소비문화, 가족생활, 연애와 결혼, 여가문화 등 일상생활을 3개 장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1장에서 북한의 사회변혁이 중국이나 러시아에 비해 덜 폭력적으로 이뤄진 점을 들어 김일성 주석을 '동 시대에 가장 성공적이며 강력한 사회개조 업적을 달성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2장과 3장에는 여성들의 경우 운이 좋아야 고등중학교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등 일부 잘못 파악된 부분도 있지만 북한 주민들이 겪을 수 있는 모든 문화와 가치관이 비교적 현실에 가깝게 기술돼 있다.

역자인 남 교수는 서문에서 '통일로 나아가는 첫번째 걸음에는 북한의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저자인 헌터의 분석은 북한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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