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내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당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며 14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던 조진혜(여.21)씨가 16일 한때 의식을 잃었다.

조씨를 돕고 있는 이희문 목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진혜양이 오늘 낮 12시께 의식을 잃어 조지타운대학병원 응급실로 긴급 호송됐다"면서 "다행히 2시간여만에 깨어났다"고 전했다.

지난 3월 미국 망명이 허락돼 시애틀에 정착한 조씨는 지난 달 24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면담한 뒤 올림픽 기간 중국 당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이라는 반(反)인권적 조치를 폭로하고 이를 중단토록 하기 위해 단식 농성을 결심, 3일부터 중국대사관 앞에서 홀로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조씨는 앞서 15일 낮부터 기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주위 사람들이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검짐을 받을 것을 권했으나 이를 뿌리치고 계속 단식농성에 임해왔다.

조씨는 의식을 회복한 후에도 농성을 계속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주위에서 적극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씨는 오는 18일 오전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이희문 목사는 전했다.

조 씨는 지난 2001년 할아버지와 아버지, 형제들이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자 처음 중국으로 탈출했으나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강제 북송됐다.

조 씨는 이후 3차례나 더 탈북과 북송이라는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지난 2006년 10월 또다시 북한을 탈출해 올해 3월 탈북자 지원단체의 도움으로 미국에 정착했다.

조 씨는 지난 달 24일엔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가운데 최초로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면담, 북한 주민 및 중국내 탈북자의 실상에 대해 증언한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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