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2일 9개월여만에 재개돼 이날 종료된 6자회담을 ’제6차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라고 규정했다.

회담 개막 전부터 과연 제6차 회담의 연장으로 봐야하는 지, 아니면 제7차 회담으로 넘어간 것인지를 두고 말이 많았지만 의장인 우 부부장의 발언으로 이번 회담의 성격이 분명해졌다.

다시 말해 지난해 9월말 열린 제6차 2단계 회의에서 비핵화 2단계(불능화와 신고)와 관련된 상호조치를 규정한 10.3합의를 도출한 만큼 당시 합의 이행을 논의한 이번 회담도 6차회담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석대표회의라는 형식을 택한 것은 불능화와 경제.에너지지원 등 비핵화 2단계 현안을 마무리하고 동시에 북한이 제출한 핵 신고서 내용에 대한 검증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려는 중국측의 배려도 읽힌다.

아울러 수석대표들간의 회합이라는 비공식적 협의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북한과 미국간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된 검증 문제와 관련된 부담감을 덜 수 있었다는게 현지 외교가의 평가이다.

실제로 이날 공개된 언론발표문을 보면 검증과 관련해 6자는 ’한반도 비핵화를 검증하기 위한 검증체제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과 함께 ▲시설방문 ▲문서검토 ▲기술인력 인터뷰 등 기본원칙만 정리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검증계획서(프로토콜) 마련은 비핵화 실무회의로 넘겼다.

만일 중국이 정식 6자회담을 개최했다면 ’내용이 빈약한’ 합의 결과를 내놓을 경우 안팎의 따가운 시선을 받을 법했지만 수석대표회담이라는 형식으로 인해 이런 부담을 덜게 됐다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또 수석대표회담을 할 경우 회의에 참여하는 인원을 최소화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보다 실무적이고 집중적인 협의를 진행할 수 있는 이점도 중국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수석대표회담을 제의했을 때부터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수준을 짐작할 수 있었다”면서 “테러지원국 해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북한과 미국을 상대해야 하고, 8월8일 개막하는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도 염두에 둬야하는 중국의 복잡한 속내가 엿보인다”고 말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